온누리신문속 사회선교부

수원 새사람사역팀, 조건 없는 사랑 전하러 그 곳에 가다

By 2015-04-30 No Comments

온누리신문 제1006호 2014년 7월 1일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야 하는 이유

춘천소년원 강당 앞에 돗자리가 깔렸다. 열 명 남짓한 어른들이 분주하게 식사를 준비했다. 한 쪽에서는 예배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 아이들이 두 줄로 줄지어 왔다. 남색 옷은 이곳에서 2년 6개월을 보내야한다는 뜻이다. 30여 명의 아이들이 교사들의 통솔 아래 돗자리에 앉았다. 함께 찬양을 하고, 전신익 목사가 설교를 했다.

“저를 따라하세요.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 하나님은 나를 아름답게 만드셨다. 그게 전부에요. 그것을 믿으면 평안을 누려요.”

예배가 끝나고 세례를 원하는 아이들 10명에게 세례를 줬다. 아이들의 머리 위에서 성수가 흘렀다.

부모의 마음으로

드디어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간이 왔다. 팀원들이 불판과 휴대용 가스버너를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소년원에서는 먹을 기회가 없는 삼겹살을 본 아이들의 표정이 환해졌다. 길게는 3년 동안 이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삼겹살을 먹을 일이 없다. 삼겹살 파티가 아이들에게 인기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처음에 경계하던 아이들의 표정도 어느새 밝아졌다.

수원 온누리교회 새사람사역팀은 지난해 5월부터 춘천 소년원 사역을 시작했다. 이번이 열네 번째 섬김이다. 이날은 새누리 사랑다락방 6순도 함께했다. 3쌍의 부부도 함께 참여했다. 이번 사역을 위해 휴가를 낸 남편들과 아내들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사역팀의 마음은 부모의 마음으로 통한다. 새사람사역팀 신혜진 팀장은 청소년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기도하다 소년원이 떠올랐고, 이 사역을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삼겹살 파티는 소년원에서 퇴원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식사를 해달라는 갑작스러운 요청에 자매 네 명이 함께 장을 보고 식사를 준비했던 일이 첫걸음이었다. 사역이 진행될 때마다 아이들이 늘어났다. 지금은 30명 안팎을 섬기고 있다. 사역팀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두 시간이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의 눈빛이 변한다고 한다.

“이 아이들은 짧은 시간에 진심을 읽어요. 그래서 눈빛이 바뀌어요.”

이 사역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물질적인 어려움이 없냐고 물었다. 소년원사역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후원을  한다고 한다. 물질 뿐만 아니라 뒤에서 중보기도 하는 후원자들도 있다. 신혜진 팀장은 이 사역을 통해 하나님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고 있다고 했다.

“이 사역을 통해 하나님이 아이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눈빛이 그렇게 맑을 수 없었다. 이 선한 아이들이 왜 이곳에 오게 됐는지 의아할 정도였다. 소년원 담 너머의 아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사랑일 것이다. 우리가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고, 이 아이들이 세상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야할 이유다.

/박잎새 기자 leaf@onnuri.org

 

▶목회칼럼

한 달에 한번, 기적을 만드는 ‘삼겹살 파티’     

지난 24일 수원 온누리교회 사회선교팀에서 섬기고 있는 신촌정보통신학교(이하 학교)를 다녀왔다. 이 사역은 매달 마지막 주 화요일에 학교에서 퇴원하는 친구들과 함께 예배 드리고, 삼겹살 파티로 섬긴다.  처음 춘천을 향할 때에는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다. 10대 청소년들이지만 범죄의 잔재가 우리를 억누르진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었다. 그러나 첫 만남에서 그런 걱정은 눈 녹듯 사라졌다. 티 없이 맑은 웃음을 가진 이도 있고, 예수님을 만나 변화된 친구도 있다. 또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기술자격증을 받은 성실한 아이들도 있었다. 오히려 그들의 웃음과 도전이 어두운 내 마음을 환하게 비춰 주었다. 무엇보다 감사한 것은 30% 정도의 친구들이 세례를 받고 싶다고 신청한다는 것이다. 어제도 31명 중 10명의 친구들이 세례를 받았다. 나는 그들의 까실까실한 머리에 안수하며 성령께서 주시는 큰 은혜를 경험했다. 그들이 제2의 사도바울이 되어 세계선교에 주인공이 될 것만 같았다. 사실 이 친구들이 간절히 사모하는 순서는 예배보다 삼겹살 파티다.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가스레인지와 불판 앞에 좌정한다. 육중한 생고기가 불판에 얹어지면 아이들의 얼굴이 천사처럼 변한다. 벌써 한 쌈을 머금은 것 같은 만족감이 보였다. 집사님들이 고기를 굽고 자르며 아이들을 주님의 사랑으로 섬겼다. 그 중에는 이 날을 위해 휴가를 낸 집사님도 있고, 순모임을 이날 섬김으로 대체한 순도 있었다. 열네 번째 이 사역에 참가한 한 자매는 음식과 과일을 준비하며 구슬땀 흘렸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처음엔 멀리서 지켜보던 학교선생님들이 지금은 아이들과 어울린다는 것이다. 아마 이곳에서 스승과 제자가 겸상을 하는 유일한 기회일 것이다. 삼겹살 파티의 참가자격은 그 달 퇴원자로 제한되어 있다. 그러나 평소 생활점수가 높은 친구들도 참여하기도 한다. 삼겹살 파티에 참여하기 위해 피 터지는(?) 경쟁을 뚫고 온 친구들도 있다. 이미 삼겹살 파티는 이 학교에서 가장 인기 좋은 모임으로 소문나 있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평소에 맛볼 수 없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삼겹살을 먹은 뒤에는 파인애플, 메론, 체리 등 제철 과일을 먹는다. 과일을 먹고 나면 라면도 끓여준다. 디저트로 도넛과 핫쵸코도 준다. 아이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잘 먹고 난 후에 아이들과 스태프들이 서로 이야기 나눈다. “제가 학교에서 가장 감사한 일은 하나님을 만난 것입니다” 한 아이가 한 말이다. 이 말을 들은 스태프들은 새 힘을 얻고, 다음 사역 때는 어떤 은혜가 있을지 기대하게 된다. 우리가 이렇게 큰 은혜를 경험할 수 있는 이유는 한 자매 때문이다. 그 자매는 수년간 이 학교를 섬겼다, 학교 근처에 방을 얻고, 학교와 교회를 연결했다. 최근에는 퇴원자들을 위한 쉼터가 생기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다. 학교에서 퇴원하는 친구들 중에는 정착지가 없어 방황하는 아이들이 많다. 그런 아이들을 품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청소년 쉼터가 춘천 지역에 생기는 것이 자매의 소원이다. 사회선교는 먼 이야기가 아니다. 한 달에 하루만 휴가내면 섬길 수 있다. 변함없이 이 사역에 헌신하고 있는 수원 온누리교회 사회선교사역 춘천소년원팀에게 감사를 전한다.

/전신익 목사 (수원온누리 사회선교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