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5.22|제1148호
저렴하게 좋은 물건 사고, 이웃에게 사랑도 나누고
물건이 살아서 움직이는 것 같은 나눔장터를 찾은 성도들은 꼭 이렇게 말한다.
“마치 초대교회의 나눔 같아서 좋아요.”
서빙고 온누리교회 지하 1층에 가면 매주 주일 나눔장터가 열린다. 작은 나눔이 큰 사랑으로 번지는 오병이어의 기적이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나눌수록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사랑이 전달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눔장터는 누군가에게 줄 최고의 선물을 파는 가게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 삶의 활력소이다. 누구든지 나눔장터에 가면 나누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 이소정 기자 s2868@onnuri.org
“한 번도 가지 않은 성도는 있어도 한 번만 가는 성도는 없다.”
서빙고 온누리교회 나눔장터를 두고 하는 말이다. 나눔장터는 성도들이 기증한 옷, 신발, 모자, 가방 등을 저렴하게(최대 5천 원) 판매하는곳이다. 판매수익금은 교도소, 탈북민, 장애인등 소외된 이웃들에게 기부한다. 지난해 수익금은 1,519만원이다.
나눔장터에 가면 나와 가족 혹은 친구와 동료에게 꼭 맞는 옷이나 물건을 찾으려고 손이분주해진다. 6년째 나눔장터 단골인 양준홍 성도(서대문공동체)의 양 손은 이번 주도 무겁다. 좋은 옷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했다는 기쁨을머금은 미소는 덤이다.“나눔장터에서 판매하고 있는 옷이 가격에비해 품질이 정말 좋아요. 저는 나눔장터에서구입한 옷을 회사 직원들과 순원들에게 선물하고 있어요.”
양준홍 성도는 나눔장터에서 구입한 옷을 전도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사람 중에 기독교에 반감을 가진 직원이 있었는데 나눔장터에서 산 옷을 선물했더니 달라지기 시작했다.“그 직원의 사이즈를 미리 물어보고 나눔장터에 좋은 옷이 나오면 사서 계속 가져다주었어요. 처음에는 당황하더니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더라고요. 지금은 교회에 잘 다니고 있어요.”
양준홍 성도에게 나눔장터는 누군가에게 줄최고의 선물을 파는 가게이다. 비단 그 회사 직원만이 주인공이 아니다. 공동체 안개 순원에게도 나눔장터에서 산 옷을 선물했다.“ 안개 순원이 된 남편이 있었어요. 아내에게사이즈를 물어서 나눔장터에 있는 좋은 옷을사다 주었어요. 선물을 받은 순원이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그 이후로 순모임에 빠지지 않고참석하고 있어요.”
양준홍 성도는 누군가에게 선물할 옷을 찾았을 때가 가장 기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눔의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나눔장터에서 제가 원하는 옷을 찾으면 마치 모래밭에서 금반지를 찾은 느낌이 들어요.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그렇게 구입한 옷을 직원들과 순원들에게 나눠주면 얼마나 기뻐하는지 몰라요. 기쁨이 배가 되지요. 이것이 바로예수님의 사랑과 마음 아니겠어요?”
중국에서 온 잉애근 성도도 매주 주일 빠짐없이 나눔장터에 들른다. 지지난주 주일(7일)만난 그녀의 품에는 태어난 지 10개월 된 아기가 있었다. 아기 신발을 고르는 잉애근 성도의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10년 만에 생긴 아기에요. 어렵게 가진 아기인 만큼 정말 좋은 것을 주고 싶었어요. 제가생각하는 가장 좋은 물건은 나눔장터에 다 있어요. 가격은 저렴한데 품질이 정말 좋거든요. 유명브랜드 아기 신발이 1,000원 밖에 안하니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작은 나눔이 큰 사랑으로
양준홍, 잉애근 성도처럼 나눔장터를 찾는성도들의 표정에는 설렘과 기쁨이 가득하다. 봉사자들도 기쁘기는 마찬가지다. 베테랑 봉사자 이규연 권사(83세)의 얼굴에도 늘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다. 나눔장터에 봉사하는 주일이면 발걸음이 저절로 가벼워진다고 했다.“집에 있는 것보다 나눔장터에 봉사하러 오는 것이 훨씬 좋아요. 나눔장터에 와서 성도들이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찾고 기뻐하면 내일처럼 좋더라고요. 물건을 사러오는 성도들과 대화하는 것도 즐겁고요.”이 권사에게 나눔장터는 만남의 장이자 삶의활력소다. 17년 동안 나눔장터를 떠날 수 없었던 이유이다.
재작년부터 나눔장터에서 봉사하고 있는 이종천 성도(성북공동체)의 섬김 열정이 얼마나뜨거운지 모른다. 성도들을 대하는 말투와 표정에서 따뜻함이 묻어난다. 그녀는 10년 전 사고로 크게 다친 적이 있다. 지금은 많이 회복됐지만 무리하면 병원에 가야 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나눔장터 봉사를 쉬지 않는다. 나눔장터를 섬길 수 있는 것 자체가 행복하고 감사하기때문이다.“알뜰하게 사는 성도들을 보면서 정말 많이배워요. 나눔장터의 매출이 오르면 뿌듯하고요. 소외된 이웃들에게 더 많은 사랑이 흘러가잖아요. 작은 섬김이지만 하나님께서 이곳을섬길 수 있는 건강을 다시 허락해주셔서 정말감사해요.”
나눔장터를 찾은 한 사람의 작은 나눔이 소외된 이웃들에게 큰 사랑으로 흘러가고 있다. 나눔과 기쁨이 풍성해지는 나눔장터는 그래서오병이어의 기적을 닮았다. 나눔장터는 1998년 2월 IMF 이후 온누리교회에서 금 모으기 운동, 재활용품 나눠 쓰기 운동을 진행하면서 시작됐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나라와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수익금 1,519만 원은 가장 필요한 8곳에 기부했다. 교도소와 소년원(525만원), 어려운 성도 병원비(210만원), 선교사 병원비(200만원), 노숙인 희망원룸(200만원), 선교사(159만원), 재한 외국인 난민(100만원), 탈북민 사역(100만 원), 장애인 사역(25만원)을 후원하는데 사용했다. 나눔장터의 사랑 나눔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성도들의 기증품과 봉사자들도 기다리고 있다.
문의: 010-8752-2222
<나눔장터 봉사 시간>
주일
1부: 8시 30분~10시 30분
2부: 10시 30분~13시 30분
3부: 13시 30분~16시 00분
수요일
10시 30분~14시 30분
<물건을 기증해주세요!>
물품: 재사용이 가능한 옷, 가방, 모자, 신발, 가재도구 등
기부함 위치: 나눔장터 오른쪽, 서빙고 주차장 입구왼쪽
사역칼럼
이 얼마나 아름다운 사역인가
나눔장터는 나눔을 통해 사회선교와 구제를실현하는 곳이다. 성도님들이 기증한 물품(옷,책, 가벼운 도구 등)을 정리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수익금은 어려운 이웃과소외된 곳,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후원하는 데 사용한다. 결국 되돌아가는 것이다. 마치 초대교회 성도들이 그랬듯 사랑과 긍휼의마음을 표현하는 기회의 장이다. 크게 보면 교회의 덕을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 판매 수익금전액 사회선교로 귀속되기 때문이다. 도움이필요한 누군가에게 되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나눔을 통한 예수님의 사랑 전달 아닐까. 작은 마음들이 모여서 꿈과 희망이 필요한 곳으로 전달된다. 나는 온누리교회에 나눔장터가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뿐이다.
그동안 나눔장터에서 봉사하면서 힘겨울 때도 있었다. 지하의 좁은 공간과 환경 등은 개선되어야 할 숙제이다. 그럼에도 하나님께서크신 사랑으로 나눔장터의 모든 봉사자들을위로해 주심을 느낄 때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열정을 쏟으시는 봉사자 한 분 한 분에게서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진다. 어머니의 따스한품 같은 권사님의 사랑은 나눔장터에 오시는성도님들을 즐겁게 해주신다. 기증품을 가지고 오시는 성도님들도 감동이다. 손수 다리미질을 해서 물건을 가져오는 성도님들의 정성에 큰 감동을 받을 때가 많다. 그렇게 모인 기증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귀한 곳으로 흘려 보내고 있으니 이 얼마나아름다운 사역인가.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것이야말로참 보람이요 참 기쁨이라고 확신한다.
/서선교 팀장(강서공동체)